유산균이 독이 되는 사람도 있다? 부작용과 주의사항 5가지

바다

논문과 식약처 고시로 정리하는 영양제 공부 노트
2026-04-19 업데이트 · 11분 읽기

유산균을 먹기 시작한 뒤 배가 더 부글거린다면, 당연히 불안합니다.

“이거 내 몸에 안 맞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건강한 성인에게 유산균은 매우 안전한 편입니다.

2014년 Didari 등이 발표한 프로바이오틱스 안전성 체계적 리뷰에서도 “기존 근거를 종합하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인 부작용부터 주의해야 할 사람, 약물 상호작용, 그리고 SIBO 문제까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부작용 — 가스, 더부룩함, 설사

유산균을 처음 먹으면 가스가 늘거나, 배가 더부룩하거나, 심하면 설사를 경험하는 분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건 꽤 흔한 반응입니다.

유산균이 장에 도착하면 기존 장내 세균과 자리다툼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해균이 밀려나며 가스가 발생하고, 장내 환경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집니다.

대부분 1~2주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인터넷에서 자주 언급되는 “다이오프 반응(Herxheimer reaction)”은 원래 매독 치료 시 세균이 대량 사멸하며 나타나는 염증 반응을 가리키는 의학 용어입니다.

유산균 복용 후의 일시적 불편감을 다이오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말하면 과학적으로 검증된 개념은 아닙니다.

다만, 장내 균총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 자체는 임상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언제 걱정해야 할까?

아래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 2주 이상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
  • 혈변이 섞인 경우
  • 38도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 복통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난 경우

이런 경우라면 단순한 적응 반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유산균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들

건강한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Didari 등의 체계적 리뷰에서 보고된 프로바이오틱스의 주요 이상반응은 패혈증, 진균혈증, 장 허혈이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특정 고위험군에서 발생했습니다.

고위험군 위험 요인 주요 우려
면역 억제 환자 장기이식, 항암치료, 면역억제제 복용 균혈증, 패혈증
중심정맥관(CVC) 삽입 환자 카테터를 통한 균 유입 가능 진균혈증 (특히 S. boulardii)
중환자실(ICU) 환자 장 점막 장벽 약화 세균 전위, 패혈증
단장증후군 환자 소장 길이 부족, D-젖산 축적 위험 D-젖산산증, 뇌 안개 현상
중증 급성 췌장염 환자 장 허혈 위험 증가 장 괴사

특히 주목할 부분은 Saccharomyces boulardii(사카로마이세스 불라디)입니다.

이 효모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 연관 설사 예방에 널리 쓰이지만, 중심정맥관이 삽입된 환자에서 진균혈증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습니다.

카테터를 통해 효모균이 혈류로 직접 유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S. boulardii를 포함한 생균 제품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합니다.


암환자와 유산균 — 기대와 주의 사이

암환자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항암 치료 중 설사가 심한 분들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Qureshi 등이 15개 연구, 2,197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체계적 리뷰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 복용군에서 항암 유발 설사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OR=0.39, P=0.049).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프로바이오틱스군과 위약군 사이에 중대한 감염(균혈증 포함)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를 곧바로 “암환자도 유산균을 먹어도 된다”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 임상시험은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며, 참여 환자의 면역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 호중구 수치가 극도로 낮은 중증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 수술 합병증, 입원 기간, 생존율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 중이라면 유산균 복용 여부를 반드시 담당 종양내과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대부분 안전하다”와 “나에게 안전하다”는 다른 문제입니다.


유당불내증과 유산균 — 유당 프리 제품이 필요한 이유

우유만 마시면 배가 아프다면, 유산균 제품도 한번 성분표를 확인해보세요.

의외로 많은 제품에 유당(lactose)이 부형제로 들어 있습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이 유당이 포함된 제품을 먹으면, 유산균의 효과와 별개로 유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유산균이 안 맞나 보다”하고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균이 아니라 유당이 문제인 겁니다.

유당불내증 유산균을 찾으신다면 아래 기준을 기억하세요.

  • 유당 없는 유산균 — 성분표에서 “유당”, “lactose”, “탈지분유” 등이 없는 제품
  • 락토프리 유산균 — 유당을 제거하거나 사용하지 않은 제품
  • 우유 없는 유산균 — 유제품 원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은 제품 (비건 제품 포함)

유당프리 유산균 제품은 식물성 원료(감자 전분, 덱스트린 등)를 부형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약물 상호작용 — 항생제, 항진균제, 면역억제제

유산균은 살아있는 미생물입니다.

그래서 특정 약물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드물게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약물 상호작용 대처법
항생제 생균을 사멸시켜 효과 감소 항생제 복용 후 최소 2시간 간격 두기
항진균제 (경구) S. boulardii(효모균)의 효과 상쇄 S. boulardii 제품은 항진균제와 병용 금지
면역억제제 면역 저하 상태에서 균 감염 위험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항생제를 먹으면서 유산균을 함께 복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항생제 연관 설사를 줄이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병용하는 것은 근거가 있는 방법이거든요.

다만 같은 시간에 먹으면 항생제가 균을 죽여버리므로, 최소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타크로리무스, 아자티오프린 등)를 복용 중이라면, 생균이 약해진 면역 체계 안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가 판단으로 복용하지 마세요.


과다 복용 — 많이 먹으면 좋을까?

“500억이면 좋고, 1000억이면 더 좋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유산균은 “많이 먹을수록 좋은” 영양소가 아닙니다.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일 섭취량은 1억~100억 CFU입니다.

시중에는 500억, 1000억 CFU 제품이 넘쳐나지만, 이렇게 높은 균수가 더 효과적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과다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한 가스, 복부 팽만감
  • 설사 또는 묽은 변
  • 복통
  • 드물게 D-젖산 축적에 의한 뇌 안개 현상(brain fog) — 특히 장 운동이 느린 사람에서

건강한 성인이 일시적으로 고함량 제품을 먹는다고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더 많이 = 더 좋다”는 공식은 프로바이오틱스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적정 균수를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SIBO와 유산균 —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경우

SIBO(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소장 세균 과다 증식)는 원래 대장에 있어야 할 세균이 소장에서 과도하게 증식하는 상태입니다.

복부 팽만감, 가스, 설사, 영양 흡수 장애가 주요 증상입니다.

2018년 Rao 등의 연구에서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뇌 안개 현상(brain fogginess)을 호소하는 환자 30명 중 63%에서 SIBO가 확인되었고, 77%에서 D-젖산산증이 나타났습니다.

이 환자들이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을 중단하고 항생제 치료를 받자, 85%에서 뇌 안개 증상이 완전히 해소되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Lactobacillus와 모든 Bifidobacterium은 D-젖산이 아닌 L-젖산만 생성하며, 연구 설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 SIBO가 있거나 의심되는 상태에서 유산균을 무작정 복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장 운동이 느린 분(위장관 운동 장애, 장기 PPI 복용, 오피오이드 사용 등)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복용 후 오히려 가스와 팽만감이 심해진다면, SIBO 가능성을 의료진과 상의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유산균 먹고 설사하면 바로 끊어야 하나요?

바로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복용 초기의 유산균 설사는 장내 균총이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1~2주 정도 지켜본 뒤에도 계속되거나, 혈변, 발열,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면 그때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설사에 좋은 유산균 균주로는 Saccharomyces boulardii, Lactobacillus rhamnosus GG 등이 연구를 통해 효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유산균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나요?

균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는 극히 드뭅니다.

다만, 제품에 포함된 부형제(유당, 대두, 글루텐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있습니다.

두드러기, 피부 발진,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원재료명을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식약처에서도 “특이체질이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경우 섭취를 금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유산균과 비타민 D, 아연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네, 유산균 비타민 D나 프로바이오틱스 아연 조합은 안전합니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장내 유익균이 미네랄 흡수를 도울 수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이들 영양소가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직접 높여주는 것은 아니며, 각각 필요에 따라 섭취하시면 됩니다.

임산부도 유산균 부작용을 걱정해야 하나요?

건강한 임산부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은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2021년 Sheyholislami 등의 체계적 리뷰에서도 임신 및 수유 중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사용의 안전성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래도 임신 중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시작할 때는 산부인과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마무리

유산균은 건강한 사람에게 매우 안전한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초기의 가스나 더부룩함은 대부분 적응 과정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면역이 저하된 분,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분, SIBO가 의심되는 분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세요.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당 프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좋다”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지”를 따지는 것.

그것이 유산균을 똑똑하게 먹는 방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상별로 — 임산부, 어린이, 어르신 등 — 어떤 유산균이 적합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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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IT 회사에서 기획·운영·마케팅을 하는 30대. 매일 수영하며 건강에 진심이고, 광고 말고 논문과 식약처 고시로 영양제를 공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