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불안에 테아닌이 도움이 될까 — 식약처와 논문에서 정리해 본 것

스트레스·불안에 테아닌이 도움이 될까 — 식약처와 논문에서 정리해 본 것

바다

논문과 식약처 고시로 정리하는 영양제 공부 노트
2026-04-26 업데이트 · 10분 읽기

한때 우리나라 프로 게이머들이 경기 중 차분함과 집중을 동시에 가져가기 위해 테아닌과 에너지음료(카페인)을 같이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에 쫓기다 보면 조급해지고 오히려 집중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일상에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능을 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래도 저를 포함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긴장을 기본적으로 달고 사니까, 테아닌이 궁금해졌어요.

테아닌은 5편 시리즈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1편에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스트레스·긴장에 테아닌이 어떤 식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는지부터 식약처 자료와 사람 대상 임상 논문 위주로 정리해봤어요.


테아닌이 정확히 뭔지 짧게

테아닌(L-theanine, 엘테아닌)은 녹차에서 처음 발견된 아미노산입니다.

약물이 아니라 식품에서 유래한 성분이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등록돼 있어요.

구조나 작용 기전을 더 깊이 들어가면 글이 길어지니, 발견 배경과 뇌 안에서의 작동 방식은 시리즈 허브 글에서 따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이 글에선 “스트레스·긴장에 도움이 된다”는 그 한 줄에만 집중해볼게요.


스트레스·긴장에 통한다고 말하는 근거

테아닌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의 근거를 알아볼게요.

2020년 Williams 등이 Plant Foods for Human Nutrition에 발표한 시스템 리뷰(PMID 31758301)에서 사람 대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5건을 모아 분석했는데요.

여기서 측정된 지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뇌파 알파파(α-wave): 깨어 있으면서도 이완된 상태에서 우세하게 나타나는 뇌파. 테아닌 200mg 단회 복용 후 알파파가 증가하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됩니다.
  • 코티솔(cortisol):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발표·연산 등 급성 스트레스 과제 직전 테아닌을 복용한 군에서 코티솔 상승 폭이 작게 나타난 결과가 있습니다.
  • 심박변이도(HRV): 자율신경 균형 지표. 테아닌 복용 군에서 부교감신경 활성도가 더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보고됩니다.

즉, 주관적인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생리 지표에서도 변화가 잡힌다는 점이 테아닌 스트레스 케어의 핵심 근거입니다.

한국 식약처에서도 테아닌의 기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인정 문구는 다음 한 줄로 정리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이번에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품목제조신고에 등록된 테아닌 함유 제품 5건을 살펴봤는데, 다섯 제품 모두 동일하게 이 한 줄을 기능성으로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제품마다 들어간 부원료(비타민C, 레몬밤, 홍경천 등)는 제각각이지만, 테아닌 자체에 대한 인정 문구는 동일합니다.


어떤 상황·증상에 기대해볼 만한가

그럼 어떤 상황에 테아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지를 세 단계로 나눠서 정리해봤어요.

1) 일시적 긴장 — 발표·회의·시험 직전

테아닌은 단회 복용으로도 30~60분 안에 알파파 증가, 자율신경 균형 변화가 측정되는 성분입니다.

즉, “오늘 오후에 중요한 발표가 있다”처럼 일시적 긴장 상황에서 한 번 먹는 방식이 RCT에서 가장 많이 검증된 패턴입니다.

이 영역에서는 데이터가 비교적 일관적이고, 식약처 인정 기능성과도 결이 맞습니다.

2) 만성 스트레스 — 4~8주 누적

일상적으로 긴장을 달고 사는 경우엔 4~8주 매일 복용 후 스트레스 척도(예: PSS, STAI) 점수가 개선됐다는 RCT가 Williams 리뷰에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단회 복용 데이터에 비해 표본이 작고 결과가 항상 일관되지는 않습니다. 만성 스트레스 영역은 “기대해볼 만하지만 개인차가 크다”는 정도로 봐두면 좋을 것 같아요.

3) 임상적 불안장애(범불안·공황 등) — 의료진 영역

2024년 Moshfeghinia 등의 시스템 리뷰(PMID 39633316, BMC Psychiatry)에서는 정신질환 환자에서 테아닌 보충의 효과를 검토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우울·불안·조현병 등 다양한 진단군에 대해 테아닌이 단독 또는 보조 요법으로 일부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됐어요.

다만 연구 수가 적고 연구 설계가 제각각이라서, 보조 효과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임상적 불안장애·공황장애·우울증 같은 진단명이 붙은 상태라면 테아닌이 약물을 대체하는 성분이 아닙니다.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안에서, 보조적 활용 여부를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한계와 개인차

테아닌 효능을 과대평가하지 않으려면 한계도 같이 봐둬야 해요.

먼저, Williams 리뷰에서도 짚힌 한계인데요. 분석 대상 RCT 대부분이 표본 크기 30~50명 정도로 작고, 측정 도구도 연구마다 달랐습니다.

즉, “대규모 임상에서 일관되게 통계적 효과가 입증된” 단계는 아직 아닙니다.

또한 체감 개인차가 꽤 큽니다. 같은 200mg을 먹어도 어떤 분은 분명히 차분해지는 느낌을 보고하고, 어떤 분은 별 차이를 못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페인과의 병용은 따로 짚어둘 부분입니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테아닌 제품 5건의 라벨을 보면 모두 다음 문구가 들어가 있어요.

“카페인 함유음료(커피, 홍차, 녹차 등)와의 병용 섭취에 주의”

이 주의사항은 사실 시리즈 3편(집중·각성과 카페인+테아닌 조합) 주제와 직결되는데, 여기선 “라벨에 명시된 사실”만 짧게 짚고 자세한 분석은 3편에서 다뤄볼게요.


어떻게 먹어야 기대해볼 만한가

RCT 프로토콜과 식약처 인증 제품의 섭취 안내를 종합하면 대략 이런 패턴이 나옵니다.

목적 용량 타이밍 지속
일시적 긴장(발표·시험) 200mg 단회 상황 30~60분 전 그때그때
만성 스트레스 케어 100~200mg × 1~2회/일 식전·식후 큰 차이 없음 최소 4주 이상
임상적 불안 보조 의료진 상담 후 결정 의료진 상담 후 결정 의료진 상담 후 결정

식약처 인증을 받은 테아닌 제품들의 섭취 안내도 거의 같은 결입니다.

분말 제품은 “1일 1회, 1회 1포를 물과 함께”, 정제는 “1일 1회, 1회 1정을 물과 함께”, 캡슐은 “1일 1회 500mg×2캡슐을 음용수와 함께”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흡수율 자체는 식전·식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서, 일시적 긴장 목적이면 상황 30~60분 전, 만성 스트레스 케어 목적이면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히 먹는 쪽이 무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테아닌 효과는 보통 언제부터 느껴지나요?

단회 복용으로 알파파 변화가 잡히는 시점은 대략 30~60분 사이입니다. 다만 “차분해진 것 같다”는 주관적 체감은 개인차가 큰 편이에요.

만성 스트레스 케어 목적이면 4주 이상 꾸준히 복용한 시점에서 척도 점수가 변하는 결과가 많이 보고됩니다.

Q2. 녹차 한 잔 마시면 영양제만큼 나오나요?

녹차 한 잔에 들어 있는 테아닌은 대략 25mg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RCT에서 자주 쓰이는 200mg을 녹차로만 채우려면 한 번에 8잔 정도가 필요한 셈이에요.

그만큼 카페인도 같이 들어오니, 영양제 형태가 용량 조절과 카페인 분리 면에서 다릅니다.

Q3. 항우울제·항불안제를 복용 중인데 같이 먹어도 되나요?

이 부분은 반드시 처방 의료진(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주치의)과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식약처 인증 제품 라벨에도 “이상사례 발생 시 섭취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 문구가 들어가 있고, 약물과의 상호작용은 임상 상황에 따라 판단이 필요합니다.

Q4. 운전이나 중요 회의 직전에 먹어도 졸리진 않나요?

알파파 증가는 “이완”의 신호이지 “졸음(세타파·델타파 우세)”의 신호와는 다릅니다.

RCT에서도 테아닌 단회 복용이 인지 수행이나 반응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보고는 거의 없는 편이라, 일반적으로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분류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으니, 운전·중요 일정 전에 처음 시도한다면 며칠 미리 한두 번 테스트해보고 본인 반응을 확인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Q5. 테아닌을 끊으면 긴장이 다시 올라오는 반동(rebound)이 있나요?

테아닌은 약물이 아니라 식품 유래 아미노산이고, 의존성이나 금단 증상에 대한 임상 보고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끊었을 때 갑자기 긴장이 더 심해지는 반동 효과를 우려할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누적되는” 영역(만성 스트레스 케어)은 끊으면 그 효과도 같이 사라진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참고 자료


마무리

정리해보면, 테아닌은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성분이라기보다 “긴장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살짝 잡아주는” 결의 성분에 가깝습니다.

약물처럼 강한 단정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알파파·코티솔·HRV 같은 지표가 살짝 변하는 미세한 이완 쪽이라고 보는 게 실제 데이터와 결이 맞아요.

저도 이번 편을 정리하면서, 테아닌 효능을 막연히 “차분해지는 약 같은 거”로 묶어두고 있었던 걸 한 번 돌아봤어요. 일시적 긴장과 만성 스트레스, 그리고 임상적 불안은 각각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다르다는 점을 분리해서 보면 판단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테아닌이 가장 자주 엮이는 또 하나의 주제, “잠이 안 올 때 테아닌이 답일까”를 정리해볼게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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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IT 회사에서 기획·운영·마케팅을 하는 30대. 매일 수영하며 건강에 진심이고, 광고 말고 논문과 식약처 고시로 영양제를 공부합니다.